제주대병원·인바이츠지노믹스 ‘제주지놈프로젝트‘ 협업
도민 1만명 등 5만명 유전자 정보 헬스케어 빅데이터 구축
참가자에 무상 종합건강검진 및 유전자 분석 자료 제공
섬이라는 환경에서 오랜 시간 살아온 제주도민만의 특별한 유전자가 있을까?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한 미래의학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한 연구가 제주에서 진행되고 있다. 제주도민 1만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이 연구는 향후 제주도민의 삶의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또 미래의학의 선도 지역으로 제주가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2회에 걸쳐 제주지놈프로젝트를 바탕으로 한 정밀의학에 대해 알아본다.
▶제주도민 유전자 정보 분석해 제주도 표준 게놈 구축=제주지놈프로젝트(Jeju Precision Medicine Initiative)는 제주도민 1만명 등 총 5만명의 유전자 분석을 바탕으로 유전자 정보, 임상 정보, 생활 데이터 등을 수집·분석·융합해 헬스케어 빅테이터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향후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와 정밀의료체계를 구축해 제주도를 기반으로 국내 정밀의료를 구현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민간기업인 ‘인바이츠 생태계‘가 주축이 돼 제주대학교병원과 함께 유전자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연구하며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제주산학융합원, 제주상공회의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주), (주)초록뱀미디어, 서울대학교병원, 인바이츠바이오코아(주), 인바이츠헬스케어(주) 등 도내 외 19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약 2년간의 연구기획 기간을 거쳐서 제주지놈프로젝트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인바이츠 생태계는 지난해 6월 제주도에 인바이츠지노믹스를 설립했다.
제주지놈프로젝트는 수집된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정상군 및 대상질환군의 비교를 통해 해당 질환의 예측, 진단, 치료 및 예후와 관련된 각종 바이오마커(biomarker 질병이나 노화 따위가 진행되는 과정마다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생물학적 지표가 되는 변화)를 발굴해 개인별 발병 가능성이 높은 질환을 예측하고 건강관리 알고리즘을 개발해 상용화할 예정이다.
또 제주도 표준 게놈 구축과 제주지역에서 많이 나타나는 특이질환에 대한 유전체 자료를 확보해 제주도민 맞춤형 진료와 처방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바이츠지노믹스 고유석 대표는 제주도를 프로젝트 대상지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정밀의학의 핵심구성요소는 유전자, 임상정보, 참여자, 개인 일상정보로 이중에서도 더 중요한 핵심요소가 유전체 정보와 임상정보로 두 가지 데이터가 완벽하게 수집돼야 정밀의학의 기본을 완성할 수 있다"며 "제주대학교병원과의 협력이 지역을 선택하는데 중요한 요인이 됐고 제주대병원 건강증진센터를 통해 참여자 모집이 이뤄지고 임상정보를 완벽하게 수집할 수 있다. 좋은 파트너를 만나게 되어 행운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19곳의 협력기관 중 도내의 MOU 기관이 8개사로 제주지놈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이나, 완료 이후의 활용성 등에 있어 타 지역보다 월등히 우수한 점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섬이라는 특수성을 가진 지역에서 살아온 제주도민들에게서 어떤 유전자적 특징이 나타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고 대표는 "제주도민들의 유전자 정보가 다른 지역과 차별성이 있을지, 아닐지는 아직 확인할 수는 없다"며 "샘플 수집의 초기 단계이고 이제 분석이 시작되는 단계로 제주만의 무언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 있어 오랜 기간 제주도를 떠나지 않고 살고 있는 토착민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을 추가적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도민 누구나 참여 가능… 종합건강검진 및 유전자 정보 분석 혜택=제주지놈프로젝트는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만 19세 이상 제주도민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특히 건강한 성인 남녀뿐만 아니라 만성질환, 악성질환 또는 희귀질환으로 진단받은 환자들도 참여할 수 있다.
참여 방법은 홈페이지(www.invitesgenomics) 회원가입 후 검사를 위한 방문 일자를 예약한다. 해당 일자에 제주대학교병원 건강증진센터를 방문해 동의서 및 설문지 등을 작성하고 종합건강검진 및 검체를 채취한다. 검진 시간은 약 1시간 30분가량이 소요되며 결과는 이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프로젝트 참여자는 종합건강검진을 받으며 혈액 샘플을 기증하고 채취된 샘플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개인 유전자 정보를 제공받는다.
종합건강검진은 순환기 질환, 당뇨·췌장 질환, 신장 질환 등 15개 항목에 대해 이뤄지며 40종의 질환 및 62종의 항목에 대한 개인 유전자 분석 결과 보고서도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암, 내분비, 신경계, 순환계 등 근골격계 등 개인에게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질환에 대한 분석을 제공해 질환 예방 및 선제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혜택은 무상으로 제공된다.
제주지놈프로젝트는 지난해 12월 첫 샘플 모집을 시작으로 1단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1단계는 샘플 수집부터 유전정보 생산, 기본분석까지로 샘플 모집은 2024년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3월 15일 현재까지 총 216명에 대한 검사가 진행됐으며 5월 말까지 총 765명이 검사를 예약했다. 샘플 모집 이후에는 2025년 6월까지 유전정보 생산 및 기본분석이 진행될 예정이다.
고유석 대표는 "제주지놈프로젝트 연구가 완료되면 유전체 빅데이터를 통해 개인별로 맞춤화된 진료와 처방을 할 수 있어 이른바 정밀의료의 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이라며 "정밀의료는 환자마다 다른 유전적, 환경적 요인과 질병 경력, 생활 습관 등을 사전에 인지해 질병을 예방하고, 환자에게는 적정한 치료법을 적절한 시기에 알맞은 용법으로 사용해 개인별로 최적화된 헬스케어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엄격히 관리되는 유전자 정보=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혜택으로 종합건강검진과 나의 유전자 분석 보고서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혹시나 ‘내 유전자 정보가 유출되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제주지놈프로젝트 진행과 관련된 사항은 관련 법에 따라 엄격히 관리되며 연구자들에게 개인식별정보는 제공되지 않는다.
고 대표는 "유전정보는 대단히 민감한 정보이므로 안전하게 관리돼야 함이 마땅하다"며 "제주지놈프로젝트의 진행 전반에 관한 사항은 제주대병원 IRB File No ; 2022-080106-007를 통해서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고 모든 절차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기증자의 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최종적으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연구자에게 유전정보 등이 제공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기존 의료 방식은 치료 중심의 의료행위가 많았다고 한다. 앞으로 열릴 미래 정밀의학은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질환을 예측하고 예방하며 개인 맞춤형 치료를 통해 생존율 증가, 불필요한 치료의 배제, 처방의 오류 가능성 감소 등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구조로 그 새로운 출발점이 제주지놈프로젝트로부터 열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더 다양하고 더 많은 도민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고 대표는 "제주도민께서 ‘미래의학으로 가는 최초의 참여‘에 일원으로 동참한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셨으면 한다"며 "이 프로젝트의 성과물로 나올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및 정밀의료 체계의 적용에 제주도민들이 가장 먼저 혜택을 보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하며 도민들의 참여를 당부했다. 김도영기자
※ 언론 보도자료 전문 [한라일보 2023.03.16자 기사]